마음건강 뉴스 브리핑

정신질환 치료 인프라 부족

중증 환자 33만여명 사각지대에…예산 비중은 1.5%

명지예 기자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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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은 조기진단과 지속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치료·보호 인프라 부족 때문에 조기발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질환을 인지했더라도 환자가 치료를 중단해 질병 만성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15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재발성 우울증 등을 앓는 중증 정신질환자는 약 50만명이다. 이 가운데 77000명은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고, 92000명은 지역사회 재활시설의 관리를 받고 있지만 나머지 33만여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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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환자 수 비해 인프라 부족 (CG)[출처: 연합뉴스]

중증 정신질환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성년기 초반 사이에 발병한다. 초기의 집중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지만 보건복지부가 밝힌 국내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발병 후 치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56주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12주보다 4배 가량 늦다. 또 조현병 환자 52%는 진단 후 첫 1년간 정기적인 외래치료를 받지 않는다. 의료계에서는 발병 후 5년을 치료를 위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로 보고 있지만, 이처럼 초기 치료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정신질환 환자가 퇴원 이후 외래치료를 중단하면 악화와 재입원으로 이어지게 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퇴원 후 한 달(30)까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율이 0.24%로 비정신질환자보다 10배 높을 정도로 자해 위험이 크다. 뿐만 아니라 타인을 해칠 수 있는 위험 환자에 대한 적시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가 증가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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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TV] 

문제는 퇴원 이후 지역사회 내에서 정신질환자들이 결정적 시기인 5년간 지속치료 등 정신건강 복지서비스를 받기에도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치료 중단과 질병 만성화가 심각하다. 정신질환을 앓은 지 5년이 넘은 만성환자는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을 통해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고 일상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지방자치단체 인력 부족, 재활시설 부족 등으로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 정신건강 기초 인프라인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전국에 237곳이 있지만, 전북 임실군 등 5개 지자체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 정신재활시설은 수도권 편중이 심하다. 시설 348곳 가운데 179(51.3%)이 수도권에 있고, 시설이 없는 기초 지자체도 45.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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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증정신질환자 보호ㆍ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진주 방화살인사건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 치료·보호를 위한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자 보건복지부는 이날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애초 2022년까지 충원하기로 했던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785명을 늦어도 2021년까지 1년 이상 앞당겨 요원 1인당 관리대상자를 60명에서 25명으로 낮춘다는 것이 골자다.

또 지역 특성에 맞는 정신건강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발병 초기 환자에게 외래진료비를 지원하는 한편, 응급상황에서 조속한 입원 치료를 권장하는 등 적절한 응급대응과 지속적인 치료·보호 제공 방안이 제시됐다.

인력과 시설 확충을 이끌어내는 관건은 예산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전체 보건 예산 111499억원 중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1713억원으로 1.5%에 불과하다. WHO가 권고하는 5%에 비하면 부족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광역시도에 예산을 포괄적으로 지원해 지역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하는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과 응급개입팀,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확충 등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은 예산당국과 협의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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