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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온 편지

감기약을 먹는 진짜 이유?

“감기는 날씨 때문에 걸리는 게 아니랍니다”

황윤찬 약사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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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는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게다가 요즘같이 추운 겨울은 감기가 많이 걸리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옷을 얇게 입고 나가는 날이면 부모님께 한 소리를 듣곤 하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날씨가 추워서 감기에 걸릴까요? 사실 감기는 날씨 때문에 걸리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왜 겨울에 감기가 많이 걸리는 것일까요? 실제로 감기바이러스는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많이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체온이 낮아서 몸의 활동량이 적어집니다. 근육은 수축하며 혈액의 이동이 감소하고, 몸의 면역력 또한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목과 코의 점막은 몸에서 방어체계를 구축하는데 겨울에는 습도가 낮아져 방어막이 무너지게 됩니다. 심지어 따뜻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입니다. 이 때 한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근처에 있던 사람에게 까지 옮게 되고 감염원이 많아지며 점점 전염 확률은 높아집니다.

결국, 1)기온으로 인한 면역력의 감소 2)건조한 습도 3)사람들의 밀집에 의한 전염성의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게 되면 이비인후과나 소화기내과를 방문하게 됩니다.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는 것이 감기를 ‘낫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기는 감기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병원에 가는 환자는 보통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 받게 되는데, 그 주사제의 성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맞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이 감기질환으로 병원에 가게 된다면 진통소염제나 항생제를 맞게 됩니다. 진통소염제는 바이러스질환에 의한 몸의 발열, 통증 증상을 완화시켜주며, 항생제는 2차감염을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기가 걸렸을 때 증상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럼 왜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주사나 약을 주지 않는 것 일까요? 정답은 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라는 것은 매년 계속 진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매년 독감주사를 맞습니다. 독감주사는 보통 3가, 4가로 나뉘어지는데 이 숫자는 수십 종류의 바이러스 중에 그 해에 유행할 3가지, 또는 4가지를 뽑아서 백신을 만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백신을 만들어도 다음해에는 또 백신을 이길 변이형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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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에 걸린다면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명확히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주사나 약은 감기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켜주며 몸이 스스로 면역 체계를 발동시켜 바이러스를 없앨 때 까지의 시간을 덜 고통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감기에 걸려서 병원을 가면 7일, 참으면 일주일 이면 낫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원을 가던지, 약을 먹던지 어차피 몸이 바이러스에 면역을 가질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병원을 가지말라거나, 약을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의료 행위들은 감기에 온전히 나을 때까지 고통의 크기를 크게 경감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요즘 항생제나 약물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다만 아셔야 할 것은 의료인뿐 아니라 약사들도 감기에 걸리면 병원이나 약국을 갑니다. 감기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기에 전염되지 않도록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과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미 감기에 걸렸다면 몸이 면역체계를 잘 발동시킬 수 있도록 푹 쉬거나, 덜 고통스럽도록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본인의 면역체계만 믿고 참고 기다리다가는 폐렴이나 그 외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글ㅣ 황윤찬
약사로서 다년간 환자와의 조우, 경험을 통해 삶에서 느낀 철학과 가치를 유머와 위트로 전달하고 싶은 칼럼니스트.
약학대학 졸업후 부산여자대학교에서 약물학 시간강사를 지냈으며, 이후 부산대학교 로스쿨 진학을 했다. 현재는 휴학후 약국대표로 있다.
평소에 건강에 관심이 많으며 꾸준히 운동을 즐기고 있다. 친구들에게 운동을 추천하는 건강지키미로 불린다. 바디 피트니스 대회 '미스터 부산' 수상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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