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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5도에도 체온 유지하는 비결

하버드 연구팀이 입증한 티베트 명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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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티벳 비스타 홈페이지

 

추운 날 밖에 나가면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우리는 두툼한 장갑과 양말, 부츠를 착용한다. 

그러나 티벳 승려들은 영하 25도에서도 장갑이나 양말 없이 손발을 따뜻하게 하는 다른 방법을 알고 있다. 그 방법은 바로 자기 ‘마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깊은 명상을 통해 피부의 온도를 마음대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명상법을‘툼모(tummo) 요가’라고 한다. 

이와 관련, 서구사회에서 잘 알려진 알렉산드라 데이빗-닐의 저서 <티벳에서의 마법과 신비>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옛날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수련생들이 알몸으로 가부좌를 틀고 바닥에 앉는다. 얼음물에 적신 시트를 각자 몸에 두르고 몸에서 열을 내어 말려야 한다. 시트가 마르자마자 다시 물에 적셔 몸에 감는다. 이것을 다시 같은 방식으로 말려야 한다. 이 시험은 동틀 때까지 계속 된다. 제일 많이 시트를 말린 스님이 승자가 된다. 

젖은 시트를 말리는 것 외에도 수련승들이 발산하는 열을 재기 위한 다양한 시험이 존재한다. 그 중의 하나는 눈 위에 앉아 열을 발산하여 눈을 녹이는 시험이다. 눈이 녹은 양과 깊이로 수련생의 능력을 측정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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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모 요가 자세에 대한 설명

어떻게 피부체온을 우리 마음으로 조절할 수 있을까. 그러나 티벳 승려들은 단지 정신적-영적 수행만을 통해 혈관 수축 등 인간의 생리적 반응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티벳 승려들은 영화 수십도까지 떨어지는 한겨울에도 한쪽 팔이 드러나는 가사를 두르고 태연하게 생활한다. 보통 사람 같으면 단 10분도 참기 어렵거나 동상에 걸리기 십상인 옷 차림이지만 툼모 요가로 해결한다고 한다.   

현대 심신(心身)의학의 창시자이자 명상 등을 통한 ‘이완(Relaxation) 치료’로 유명한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 교수 연구팀은 이를 직접 실험하기 위해 1981년 달라이 라마 초청으로 티벳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를 방문했다.  

그들은 달라이 라마가 소개해준 티벳 스님 3명을 대상으로 툼모 요가가 체온에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연구했다. 


- 10년 동안 명상을 해온 A스님= 명상에 들어가자 손가락 온도가 5도(이하 화씨), 발가락은 7도나 상승했다. 

- B스님= 손가락 온도가 7도, 발가락은 4도 올라갔다. 

- C스님= 손가락은 3.5도, 발가락은 무려 8.3도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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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모 요가를 하는 일반인의 모습 / 출처 : 메디테이션 가이드 홈페이지

벤슨 박사팀의 연구 결과는 1982년 1월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 잡지인 ‘네이처’에 소개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때까지 우리가 뜻대로 조절할 수 없는 불수의(不隨意)적으로 알던 자율신경 반응도 수의적으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것도 명상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마음의 힘으로 심혈관계 활동, 내분비 활동, 면역활동을 자기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발견이 이후 서구 의학 및 심신치료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이후 싱가포르대 연구팀도 영하 섭씨 25도 정도의 히말라야 날씨 속에서 몸에 젖은 모포를 두르고 ‘내면의 에너지’를 이용해 이를 말리는 승려들의 훈련과정을 지켜보고 이들의 체온을 측정한 결과 체온이 섭씨 38.5까지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툼모 명상은 복식호흡을 통해 이뤄지며 이것이 열 발생을 일으키고, 이후 정신 집중을 통해 중추신경을 따라 팔과 다리에 열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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