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약국에서 온 편지

술보다 감기약 먹고 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음주운전과 약물운전과의 위험한 경계

황윤찬 약사  2020-03-25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shutterstock_1063998809.jpg

매년 음주운전으로 인해서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몇년전부터 음주 관련한 법규는 나날이 강력해지고, 벌금도 높아졌습니다. 음주운전이 위험한 이유는 알코올이 몸 속에 흡수 되면서 운전미숙, 착오판단으로 인해 사고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알코올의 진정작용과 향정신성 작용 때문입니다. 

약국에서 받는 의약품 중에 알코올처럼 작용할 뿐 아니라 기억의 왜곡, 졸음, 수면을 유발하는 많은 약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은 의약품관리법의 영역이고 음주운전 과실은 형법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약을 먹고 운전을 해서 사고를 낼지라도 음주운전처럼 가중처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약이 술보다 더 위험합니다. 실제로 졸음이 오는 코감기약이나 알러지약의 경우에는 음주운전 주의사항이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졸음이 오면 운전을 안하게 됩니다. 반면 향정신성의약품이나 정신과 약, 특히 수면제의 경우에는 약을 먹은 이후의 상황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면제와 교통사고를 연관검색을 해보면 매해 많은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음주운전만큼 위험한 사고가 일어났을지라도 운전미숙으로 처리되었습니다.

shutterstock_301329230.jpg

법의 처벌을 받으려면 위법성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결과는 발생했을지라도 약 복용 후 운전의 형량을 알려주는 법 조항이 없기 때문에 단순사고로 처리가 됩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우울증, 불면증 등 신경정신에 관련된 약물을 먹는 사람이 증가 하였습니다. 술과는 다르게 주변인들에게 복용사실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지 보통 사람들은 모릅니다. 제 생각에는 술을 습관적으로 즐기는 사람만큼 많은 것 같습니다. 

음주운전은 측정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약물은 혈중농도를 측정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의 번거로움을 감안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큰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에 알코올 농도 측정에 이어 몇 가지 질문을 하고, 필요한 경우에 따라 운전자의 상태에 따라 혈액 검사를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합니다.

이전 칼럼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수면제는 끊기가 상당히 어려운 약이고 습관적으로 먹게 됩니다. 술과 비슷하게 중독(의존성)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술보다 더 몸을 나른하게 만들고 기억을 잃게 만들고 정신에 영향을 끼칩니다. 어떤 약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감까지 증가하게 만듭니다. 이런 상황이 운전시 얼마나 위험한지 감이 오실겁니다. 

음주운전은 큰 범죄입니다. 누군가의 가장, 가족, 삶을 파괴시킵니다. 하지만 큰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에 가해자가 약물 복용해서 기억을 못하거나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될 것입니다. 반드시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국가적으로 비슷한 법규를 제정하여 향정신성 의약품과 교통사고의 영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입니다.


글ㅣ 황윤찬
약사로서 다년간 환자와의 조우, 경험을 통해 삶에서 느낀 철학과 가치를 유머와 위트로 전달하고 싶은 칼럼니스트.
약학대학 졸업후 부산여자대학교에서 약물학 시간강사를 지냈으며, 이후 부산대학교 로스쿨 진학을 했다. 현재는 휴학후 약국대표로 있다.
평소에 건강에 관심이 많으며 꾸준히 운동을 즐기고 있다. 친구들에게 운동을 추천하는 건강지키미로 불린다. 바디 피트니스 대회 '미스터 부산' 수상경력이 있다.
더보기
약국에서 온 편지
코로나 의심되면 해열제 먹어도 될까? 코로나 시대 가정 필수 상비약은 '이것'
술보다 감기약 먹고 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음주운전과 약물운전과의 위험한 경계
약마다 유통기한이 다르니 꼭 확인하세요 오래된 약을 먹으면 안되는 이유
구급상자, 종합감기약, 두통약, 지사제, 소화제, 피부약… 가정-여행 필수 상비약 총정리
약 이름 작명에도 규칙이 있답니다 내가 먹는 약은 어떤 약?
수면제에 숨어있는 무서운 진실 개운한 아침의 '착각'
약국에서 약을 살 때 알약수가 왜 많을까요? 전문 의약품과 일반 의약품 차이…복합 증상은 더 많아
부위 별 살빼는 운동의 진실 지방이 빠진 게 아니라 사실 '이것'이 빠진 거예요!
약국에 내 약은 없는 이유 왜 내가 찾는 약은 항상 없을까?
감기약을 먹는 진짜 이유? “감기는 날씨 때문에 걸리는 게 아니랍니다”
“비타민 이렇게 드시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됩니다” 우리가 아는 비타민의 두 얼굴
잦은 술자리, 약 함께 먹어도 되나요? 간에 무리가는 건 맞는데…
진통제는 만병통치약? 두통, 치통, 생리통 모든 통증에 효과 탁월…소염제로도 OK
약 먹기 가장 좋은 시간 '식후 30분에 약 드세요'가 정답일까요?
요요없는 다이어트를 위한 최소 운동기간은? 건강하고 몸 좋은 사람들의 선택법
마약과 도파민을 사는 사람들 당신은 약물에 의존해 행복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