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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8)

‘산티아고’ 안가고도 마음의 행복 얻는 법

'10분 완성' 업무 중 잠깐 마음챙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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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선씨는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아간다고 했다. 국내 굴지의 은행에 다니며 여섯 살 딸을 둔 워킹 맘인 혜선씨는 평일이나 주말이나,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그저 이 일 저 일을 바쁘게 처리하느라고 허겁지겁 산다고 했다. 

사실 혜선씨만 그런 게 아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는 20세기 아날로그 시대 보다 훨씬 빠른 속도, 시간, 효율, 일을 요구한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인할 것 없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정신없이(mindless) 살아간다.

그러던 혜선씨가 회사에서 마련해준, 몇 주 동안 마음을 챙기는 법을 가르치는 수업에 참석한 이후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고 마음을 정리하며 정신 차리고 사는 지혜를 터득했다. 

그녀는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조그마한 ‘틈’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혜선씨는 회사내 타부서나 회사 밖 고객과 연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러 차례 전화나 문자 메시지, 카톡, 이메일을 보내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참으로 싫었다. 이 바쁜 와중에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다니… 때로 조급증이 솟아 오르고, 화가 나서 이렇게 중얼거리기도 했다.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다들 자기 자리에 없는 거야?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지? 아님 내 연락은 좀 나중에 해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나 우습게 보는 거야?

그러던 중 반짝 깨닫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지금이 나를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구나!

바로 그 순간이 그녀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 자신에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녀는 이 틈을 이용해 작은 호흡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쁜 숨을 ‘슬로우’ 모드인 심호흡으로 바꾸는 것이다. 심호흡!. 천천히 숨에 집중해 들이쉬고 내쉴 때 바로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몇십초, 아니 불과 몇초의 심호흡이라도 그녀가 회사의 정신없는 소란에서 정신적으로 한 걸음 물러날 수 있는 공간으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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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그녀 눈에는 여러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컴퓨터가 부팅되기를 기다리는 시간, 커피 기계에서 커피가 흘러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 회의실을 향해 걸어가는 시간, 회의실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 시간, 화장실을 오가는 시간, 하던 일을 끝내고 잠시 짬이 나는 시간 등등….

이럴 때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며 마음을 챙길 수 있었다.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지금 여기(here & now)에 주의를 모우는 시간. 예전에는 점심시간, 퇴근 후 그럴 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하루 중 어느 때라도 작은 틈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 느낌, 행동을 조절할 수 있었다. 일부러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활동을 늘리거나 소모 활동을 줄일 필요가 없었다.

혜선씨의 깨달음의 중요성은 매우 유의미하다. 

우리는 휴식과 재충전을 통해 균형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항상 지금 현실과 떨어져서 별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해왔다. 점심시간, 퇴근 후, 주말, 아니면 휴가, 더 나아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장기 트래킹을 떠나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서 말이다. 

그러나 혜선씨는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도망가기보다 그것을 향해 다가가는 자기 나름의 방법을 찾아냈다. 삶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와 믿음 뿐아니라 일상의 짜증나는 시간, 숨가쁜 순간, 때로 참기 힘든 스트레스 압력 속에서도 오히려 그것을 품어 안고서 함께 가는, 더 다가가는 삶의 태도를 발견한 것이다. 

일상에서 스스로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작은 틈이 어떤 것이 있을까. 예컨대 이런 것이다.

 

· 아침에 일어나 세수할 때, 밥 먹을 때, 옷 입을 때 잠시라도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 가능하다면 회사 출근 할 때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걷고 타고 가는 시간이 오로지 내 시간이 된다. 자녀를 어린이 집에 보낼 경우 함께 손을 잡고 간다)

· 업무를 하나 마칠 때 마다 잠시 멈추고 30초 쉰다(명상한다)

· 팀장에게 결재하러 가기 전 잠시 마음을 정리한다.  

· 화장실이나 다른 부서를 가기 위해 이동할 때 호흡과 마음을 조절한다. 

· 직장에서 걸어갈 기회가 발견되면 적극 활용하라 마음챙겨서 걸어라. 특별히 그렇게 해야 할 용무가 없는 한 서둘지 마라. 서둘러야 할 때라도 마음 챙겨서 서둘러라 

·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대신 3분 정도 밖으로 나가서 걷거나 서서 호흡하라.
 실내에서라면 책상을 잡고 목과 어깨를 돌려라. 

· 사무실 문을 닫고 5분 정도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다면 그 시간 동안 호흡감각을 알아차려보라.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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