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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23)

예일대 교수, 일미스님의 ‘매일 자기 사랑법’

‘늘 잘못하지 않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일미스님’ 김환수 예일대 종교학과 교수는 요즘 미국 대학생들이 의외로 죄책감으로 크게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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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 스님

“교수실에서 1대1로 만나 상담을 받아보면, 대부분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 같다, 지금 인생을 잘못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고민을 가장 많이 받게 됩니다. 

세계에서 제일 부강한 나라, 그중에서도 제일 똑똑한 학생들이 겉으로 보이는 자신감과 달리, 내적으로 정말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미스님은 어렸을 적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고학 끝에 미국에 와서 하버드 종교학과 석·박사를 받고 듀크대 교수를 거쳐 예일대 교수로 재직중인 입지전적 인물. 그런 그가 자기 어린 시절 못지않게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는 미국 엘리트 청년들을 보면서 도대체 잘 살고 공부 잘하는 것이 인간 내면의 행복과 얼마나 관련이 있나하는 회의를 깊게 느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스마트 시대’ 현대인들이 특히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괴로워한다고 전한다. 많은 이들이  바쁜 삶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좋은’ 사람·남편·아내·엄마·아빠·형·누나·동생·아들·딸·친구 등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스스로 자책하거나, 그런 현실 속에서 분노 씁쓸함, 질투, 슬픔, 비열, 절망, 수치심에 살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불안, 두려움으로 연결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이같은 경향을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충분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두려움, 우리가 편안하게 있으면 뒤처지고 말거라는 두려움, 조금이라도 고삐를 늦추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말 거라는 두려움, 우리의 방어막을 계속해서 유지하지 않으면 완전히 압도당하고 말 거라는 두려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 그래서 스스로 만든 두려움으로 미리부터 자신을 공격하고 반복되면서 결국에는 끝도 없는 악순환에 갇혀 에너지는 고갈되고 심신은 피폐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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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스님은 학생들이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고, 또 주변사람들과 대화해나가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향후 예일대학측과 상의해 일종의 쉼터나 수행-명상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곳에선 인터넷이나 전화 등 전자기기가 일체 작동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또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와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신과 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

일미스님이 이곳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것이 ‘자비명상(compassion contemplation)’이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데서 출발하는 자비명상은 불교 정신수련에서 파생됐으나 미국에서 체계화되면서 긍정심리학 등이 포함됐다. 

자비명상을 통해 우리는 마음챙김의 긍정적 에너지를 내 자신의 몸뿐 아니라 타인이나 이웃·공동체에게까지 보낼 수 있다. 내 안에서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연민·사랑의 깊은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은 놀랍게도 내 마음과 가슴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한 감정 상태를 스스로 느끼게 되면 이것을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다. 

실제 상대방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내가 그런 마음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인간의 본성 중에 있는 사랑하는 마음, 연민의 마음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자존감에 대한 신뢰, 기쁨으로 나타난다. 마음의 용량이 커지면 내가 미워하는 사람, 원한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까지 보낼 수 있다.

이 효과는 결국 내게 돌아온다. 스스로 마음이 가라앉고 따뜻해진다. 미움, 분노, 스트레스가 적어진다. 또 타인에게 교감, 공감, 긍정으로 이어진다. 친절, 격려, 관대, 감성지능이 확대된다. 상대방에게 실수했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이 나온다.  

내게 그런 실수를 한 상대방에게 관대하게 대하는 행동으로도 나온다. 이것은 나아가 인간관계 개선, 조직, 팀워크, 리더십 발전으로 이어진다. 

※ 일미스님은 하버드대 재학 시절, 당시 유학 온 혜민스님을 불교로 인도하고 출가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이다. 

◇ 자비명상 수련법

① 자신에게 자비 보내기

자비명상은 우선 내 자신에게 먼저 보낸다.  호흡명상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힌 뒤 의식적으로 자신을 향해 사랑과 친절의 느낌을 일으킨다. 이를 위해 간단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문귀를 마음속으로 반복해 되뇌인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심상화(心象化) 해본다. 

내가 건강하기를 
내가 평안하기를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성장하기를 

효과는 즉각 나타난다. 감동적이다. 마음이 따스해진다. 어떤 이는 기쁨과 슬픔의 감정으로 복바쳐 많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강력한 긍정적 정서가 개발되며, 악의나 원한도 내려놓게 하는 정화효과도 있다. 

②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비 보내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 사랑하는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 등등이다. 마음의 눈으로 그 사람을 시각화하고, 그 사람의 느낌을 마음을 담으며 그 사람이 잘되기를 기원한다. 

그가 행복하기를
그가 고통과 괴로움에서 자유롭기를
그가 사랑과 기쁨을 경험하기를
그가 편안하게 살기를 

③ 이웃에게 자비 보내기

이제 나와 무관한 사람에게 친절을 보낼 차례다. 평소 거리나 아파트, 회사 건물 주변에서 자주 만나는 모르는 사람 한 명을 떠올린다. 얼굴은 알지만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이면 된다.  그 사람도 틀림없이 나와 마찬가지로 희망과 절망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도 나처럼 행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를 마음속에 담고 아래 구절을 마음으로 되뇌면서 잘되기를 기원한다. 

그가 고통에서 벗어나 안전하기를
그가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그가 평안하기를

④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비 보내기

나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마음을 확장한다. 나와 매우 힘든 관계에 있는 사람보다는 현재 직장이나 집안에서 조금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 정도가 좋다. 이제 그 사람을 위해서 기원한다. 

그가 고통에서 벗어나 안전하기를
그가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그가 평안하기를

따뜻한 마음이나 우정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개의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를 위해 자비로운 마음을 보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만약 그 사람에 대해 여전히 좋지 않은 감정이나 생각이 일어나 마음이 어지러워진다면 언제든 호흡으로 돌아와 내 자신을 친절하게 대하며 현재 순간에 닻을 내린다. 

⑤ 살아있는 모든 존재에게 자비 보내기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낯선 사람, 미워하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존재에게 자비의 마음을 보낸다.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게 사랑과 우정의 마음을 보낸다. 그 존재 가운데는 물론 나도 들어 있다.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 안전하기를
모든 존재가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모든 존재가 평안하기를

 

기원 후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 현재에 대한 분명한 알아차림 속에 잠시 머무른다. 이후 서서히 명상에서 깨어나 일상생활로 돌아온다. 

※ 자비명상 실습 유튜브 영상(클릭해 직접 해보세요) 

100번을 들어도 좋은 자비 명상 MBSR

자비명상

혜민스님의 자애명상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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