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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인물 탐구

인기보다 정공법 택한 김대중 ③

"DJ와 박정희, 한강의 기적 이룬 환상의 파트너"

함영준  |  편집 명지예 기자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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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김대중의 가장 큰 업적은 민주화를 통해 산업화를 완성시켰다는 점이다. 세계가 경탄하는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뿐 아니라 김대중 등 뛰어난 야당 지도자들의 견제와 비판이 있었기에 성취될 수 있었다

만약 박정희만 있고 김대중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우리는 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중동·북한 등 다른 개도국들이 걸어간 길, 즉 독재절대 권력부패쇠락침몰의 도식적 길을 걸어갔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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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대중을 정점으로 한 민주화 세력이 독재정권의 실정(失政)에 대해 줄기차게 항거한 덕분에 산업화 세력이 끊임없는 자기비판과 수정을 해가며 제 궤도를 달릴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산업화가 이뤄지고, 그 물적 토대를 바탕으로 민주화가 안착해 명실상부한 한강의 기적이 이룩될 수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김대중과 박정희는 동시대에서는 라이벌이자 앙숙이었지만 역사적 관점에서는 한강의 기적이란 대장정을 성취한 환상의 파트너요 동지다

두 사람은 상이한 성격과 경력의 소유자다. 김대중이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디며 양심과 원칙을 중시하는 온유한 선비 스타일이라면, 박정희는 혁명을 일으킬 정도로 과단성 있고 목표 성취를 위해 독재도 불사하는 냉혹한 전사(戰士)

만약 김대중만 있고 박정희는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5·16이 일어난 1961년은 1인당 국민소득 82달러의 지구상 최빈곤국 시절이었다. 나약하고 무능한 장면 정권의 후임으로 박정희 대신 김대중이 등장했다면 나라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온갖 혼란 속에서 고민하고 흔들리다가 결국 좌절하고 마는 실패한 정치인으로서 기록되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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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

정치인 김대중도 공과(功過)가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그는 박정희와 함께 그 시대적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나갔다. 그러나 과연 후손인 지금 세대는 시대적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현실은 불편하다. 사회 곳곳이 편이 갈려 서로 상대방의 공()은 보지 않고 과()만 보려고 한다. 견제균형발전의 선순환이 아니라 반목분열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두 세력이 편협함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 장래는 밝을 수 없다. 그런 편협함은 비단 정치권뿐 아니라 우리 삶 전체, 즉 가정에서 일터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득이 2만 달러를 넘고, 아시아 대부분이 부러워하는 나라에 살면서도 정작 우리 마음은 가난하고 찌들려 있다

다시 돌아보자. 박정희가 있어서 김대중이 있었고, 김대중이 있어서 박정희가 빛났다. 그런 관점에서 이제 우리는 편협함을 떨쳐 버리고 상대방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산업화 세력이 가진 것을 좀 내려놓고, 민주화 세력은 자기네만 선하고 옳다는 생각부터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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