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에서 2년을 거주한 후 다시 도쿄로 돌아간 사연의 주인공 히라노 유우(77)씨   /분슌(文春)온라인
실버타운에서 2년을 거주한 후 다시 도쿄로 돌아간 사연의 주인공 히라노 유우(77)씨   /분슌(文春)온라인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면서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적정량의 금액을 지불하며 편리하게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고령화 사회가 보편화된 일본에서 실버타운을 직접 경험해본 결과 추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경험담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겪은 실버타운은 일종의 ‘지옥’과도 같았다고 한다. 안락한 노년 생활의 상징성을 갖춘 실버타운이 어째서 그에게는 지옥같았을까.

◇ 휴양지 같았던 첫인상에 반해 덜컥 계약

실버타운 베란다에서 휴식을 취하는 히라노씨/분슌()온라인
실버타운 베란다에서 휴식을 취하는 히라노씨/
분슌(文春)온라인

야후뉴스, 아베마TV 등 일본 언론은 최근 고급 실버타운에서의 삶을 2년간 체험하고 나온 77세 남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도쿄에서 출생한 77세 히라노유우(平野悠) 씨다. 히라노씨는 2021년 일본 치바현에 위치한 럭셔리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그는 태평양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휴양지 같은 실버타운에 한눈에 반했다. 히라노씨는 망설임 없이 실버타운에 계약했다.

아내와 1년 넘게 말도 섞지 않는 사실상 별거 상태였기 때문에 히라노씨는 주저 없이 실버타운을 택했다.

히라노씨는 일시금 6천만엔(약 5억 3400만 원)을 지급하고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매달 식사 및 관리비는 19만엔(약 169만 원)이었다.

◇ 인간관계 새롭게 맺기 어려워… 2년만에 탈출

히라노씨는 실버타운에 온 후 첫 1년은 행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히라노씨는 70대 중에서도 건강한 편이었지만 입주자의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했다. 3분의 1은 침대에만 누워 있었고 다른 3분의 1은 지팡이나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취향 또한 히라노씨와 비슷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히라노씨는 록 음악을 좋았지만 동년배 중에서는 함께 취미를 공유할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히라노씨가 거주했던 치바 현에 위치한 고급 실버타운의 전경   /파크웰스테이트 

히라노씨는 실버타운 밖으로 나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소도시 현지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것은 어려웠다.

결국 히라노씨는 입주 2년만에 실버타운 생활을 청산했다. 만기 전에 퇴소했기 때문에 약 8900만 원에 가까운 위약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히라노씨는 다시 돌아온 도쿄에서의 삶이 더욱 만족스럽다고 한다.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익숙했던 환경 속에서 알던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는 것이다.

일본 아메바TV에서 그는 “두 다리가 성한 건강한 노인이 비싼 돈을 내면서 노인들만 모여 사는 실버타운에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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